PBR, PER 쉬운 설명 | PBR로 좋은 주식 찾는 방법
PBR은 “지금 이 회사가 가진 것”, PER은 “앞으로 이 회사가 벌어들일 것”. 집을 살 때도 “이 집 자체가 얼마짜리인가?”와 “이 집을 임대주면 월세를 얼마나 받을까?” 둘 다 보듯이, 주식 투자도 PBR과 PER을 함께 봐야 제대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1. 주식 가치 평가의 핵심 지표: PER과 PBR의 차이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PBR과 PER입니다. 둘 다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기본 지표이지만, 마치 같은 사람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것처럼 완전히 다른 관점을 보여줍니다.
PBR, 기업의 자산 건전성을 측정
PBR을 이해하려면 먼저 순자산가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집 한 채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집의 시세가 5억 원이고, 은행 대출이 2억 원 남아있습니다. 만약 지금 당장 집을 팔아서 대출을 갚는다면 여러분 손에 남는 돈은 3억 원입니다. 이게 바로 순자산가치입니다.
회사도 똑같습니다. 회사가 가진 모든 것(건물, 기계, 현금, 재고 등)을 다 합한 게 총자산이고, 여기서 은행 빚이나 외상값 같은 부채를 빼면 주주들의 순수한 몫인 순자산가치가 나옵니다. 회계 장부에 적힌 회사의 진짜 주인 몫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 회사가 문을 닫고 해산한다면? 모든 자산을 팔아서 빚을 다 갚고 나면, 이 순자산가치가 주주들에게 돌아갈 돈의 기준이 됩니다. 그래서 PBR은 “지금 이 회사 주식을 사는 게, 회사가 실제로 가진 자산 대비 얼마나 비싼 거래인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PBR 계산 공식: PBR = 시가총액 / 순자산가치 (또는 주가 / 주당 순자산가치)
예를 들어볼까요? A회사의 순자산가치가 1,000억 원인데 시가총액이 1,500억 원이라면 PBR은 1.5입니다. 쉽게 말해 “3억짜리 집을 4억 5천에 사는 격”이죠. 반대로 순자산가치 1,000억 원인 회사를 800억 원에 살 수 있다면 PBR은 0.8입니다. “3억짜리 집을 2억 4천에 사는 것”과 같은 거래입니다.
PER, 기업의 미래 수익 창출력을 측정
PER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회사를 봅니다. 여러분이 치킨집을 인수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치킨집이 1년에 순수하게 1,000만 원의 이익을 냅니다. 그런데 주인이 이 가게를 1억 원에 팔겠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계산기를 두드려봅니다. “1년에 1,000만 원씩 벌면… 내가 투자한 1억 원을 회수하려면 10년이 걸리겠네?” 이게 바로 PER 10의 의미입니다.
PER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쉽게 말해 “지금 이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을 기준으로, 내가 투자한 돈을 몇 년 만에 회수할 수 있을까?”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 PER 10: 현재 수익 수준이 유지된다면 10년이면 투자금 회수
- PER 20: 20년 걸림 (상대적으로 비싸거나 성장성에 프리미엄)
- PER 5: 5년이면 회수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을 가능성)
두 지표의 차이를 이해하면 기업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PBR은 “지금 이 회사가 가진 것”을, PER은 “앞으로 이 회사가 벌어들일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 PBR 1배의 의미 | PBR 분석하기
PBR 1배의 기준선 해석
PBR이 1이라는 것은 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업의 가치(시가총액)와 회계 장부상 순자산가치가 딱 맞아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 PBR = 1: 주식 가격이 자산 가치와 일치하는 상태입니다. 회사를 청산하면 주주들이 투자한 만큼은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죠.
- PBR > 1: 시장이 이 회사의 미래 성장성이나 브랜드 같은 무형의 가치에 돈을 더 주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시장이 프리미엄을 인정하는 겁니다.
- PBR < 1: 현재 주가가 순자산가치보다 낮습니다. 시장이 이 회사를 저평가하고 있다는 의미죠. 이런 주식을 흔히 저PBR 주식이라고 부릅니다.
PBR < 1 해석 시 유의사항
“PBR이 1보다 낮으니까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이렇게 생각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낮은 PBR은 저수익성이나 산업 자체의 쇠퇴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반영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가치 함정(Value Trap)이라고 부르는데, 싸 보이지만 계속 떨어지는 주식에 빠지는 거죠.
예시: PBR과 청산 가치
가상의 회사 코리아스틸을 예로 들어볼까요? 이 회사의 순자산가치가 1조 원이고, 시가총액이 8,000억 원이라면 PBR은 0.8입니다. 얼핏 보면 저평가된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실제로 이 회사가 청산될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공장 부지나 재고 같은 자산을 급하게 팔아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자산 유동성 부족이나 매각 관련 비용 때문에 장부상 1조 원이 아닌 6,000억 원에 팔릴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장부상 순자산가치는 어디까지나 회계적 숫자일 뿐, 실제 청산 가치는 시장 상황과 자산 처분 비용에 따라 장부 가치보다 훨씬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낮은 PBR 기업이 배당을 많이 주는 이유
PBR이 낮은 기업들, 특히 은행이나 철강 같은 전통 산업 기업들을 보면 배당을 후하게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시장에서 이들의 성장성이 둔화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크게 성장하기 어렵고, 재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그러니 사업에 재투자하지 않은 잉여 현금을 주주들에게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같은 방법으로 돌려주는 거죠.
이런 기업들은 급격한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합니다.
3. PBR 관련 지표 : ROE와 업종별 평균
진짜 좋은 저평가 우량주를 찾으려면 PBR만 보면 안 됩니다. 두 가지 핵심 지표를 더 봐야합니다. 바로 ROE(자기자본이익률)와 업종별 평균입니다.
ROE: PBR의 가치를 결정
ROE는 기업이 주주에게 맡긴 돈(순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주주들이 맡긴 천만원으로 얼마를 벌었나?”를 보는 거죠.
PBR이 낮더라도 ROE가 꾸준히 높거나 계속 개선되고 있다면? 그 기업은 시장에서 곧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PBR은 낮은데 ROE도 계속 낮다면, 그건 그냥 문제 있는 회사일 확률이 높습니다.
ROE 정량적 기준
한국 시장에서 업종별 ROE 평균을 살펴보면:
- 금융(은행, 보험): 8~12%
- 제조업(철강, 자동차): 5~10%
- 기술(IT, 반도체): 15~25%
재평가 가능성을 보려면, ROE가 업종 평균보다 높거나 최근 3년간 꾸준히 상승하는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기업이 저PBR 상태라면 재평가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업종별 PBR 비교
PBR은 업종에 따라 정상적인 수준이 완전히 다릅니다. 은행은 PBR 0.7이 정상일 수 있지만, IT 기업은 PBR 3.0도 정상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업종별로 필요한 자산 규모와 무형자산의 비중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동일 산업 내에서 경쟁사와 비교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은행 A의 PBR이 0.8이고 은행 B의 PBR이 0.6이라면, B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의 PBR 0.8과 IT 기업의 PBR 0.8을 직접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4. PBR을 활용한 투자 판단
PBR을 활용한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치 함정을 피하고, 기업의 가치를 꿰뚫어 보는안목입니다.
가치 함정(Value Trap) 피하기: ROE가 열쇠
겉보기에는 저렴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 주식들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가치 함정입니다.
다시 부동산 이야기로 돌아가볼까요. 여러분이 3억짜리 건물을 2억에 살 수 있는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와, 대박이다!” 하고 샀는데, 알고 보니 그 건물이 있는 상권이 완전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임대료는 계속 떨어지고, 공실은 늘어나고… 건물 가격은 그대로인데 돈은 전혀 안 되는 거죠. 이게 바로 가치 함정입니다.
주식도 똑같습니다. PBR이 낮아서 싸 보이는데, 알고 보니 그 회사가 돈을 제대로 못 벌고 있다면? 그건 함정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대부분 ROE가 낮거나 향후 개선될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가치 함정의 전형적인 예시: 자산은 많은데 장사는 안 되는 회사
가상의 코리아리테일을 생각해봅시다. 이 회사는 전국에 백화점 건물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순자산가치가 높습니다. 그래서 PBR이 0.6밖에 안 됩니다. “3억짜리 건물을 1억 8천에 사는 격이네?” 싸 보이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쿠팡이나 네이버 같은 전자상거래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이 계속 줄고 있습니다. ROE가 10%에서 2%로 추락했습니다. 쉽게 말해 “건물은 좋은데 장사가 안 되는” 상황입니다.
이건 전형적인 가치 함정입니다. 장부상 자산 가치는 높지만, 그 자산을 가지고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식을 사면 몇 년 동안 주가가 제자리걸음하거나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저평가 우량주의 예시: 자산도 좋고 장사도 잘 되는 회사
반대로 OO금융지주를 봅시다. PBR이 0.7로 낮습니다. 겉보기엔 비슷해 보이죠? 하지만 이 회사는 안정적인 ROE(예: 8% 이상)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배당도 늘리고 자사주도 사서 소각하는 등 주주 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회사는 진짜 저평가 우량주입니다. “좋은 입지의 건물인데 시장 상황 때문에 일시적으로 싸게 나온 경우”와 같습니다.
핵심 포인트: 같은 저PBR이라도 ROE를 함께 보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 보입니다. PBR은 “얼마나 싼가?”를 보여주고, ROE는 “그 회사가 돈을 잘 버는가?”를 보여줍니다. 둘 다 좋아야 진짜 좋은 투자입니다.
PBR 분석의 한계와 보완 지표
PBR도 완벽한 지표는 아닙니다. 회계 기준(예: IFRS)이나 자산 가치 평가 방식에 따라 장부 가치가 왜곡될 수 있고, 특히 무형자산 중심의 기업에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 분석 방법
SK하이닉스를 예로 들어볼까요? 이 회사는 반도체 기술이나 연구개발(R&D) 같은 무형자산에 크게 의존합니다. PBR이 2.5로 높게 나타나지만, 이건 기술 가치가 장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런 기업을 평가할 때는 PBR 대신 다른 지표를 보완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 PSR(주가매출액비율):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을 보는 지표입니다. 기술 기업처럼 초기에는 이익이 적어도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을 평가할 때 유용합니다.
- EV/EBITDA: 기업가치를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으로 나눈 지표로, 현금 창출 능력을 볼 수 있습니다.
성장성 보완 지표
PEG 비율(Price-to-Earnings Growth)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이건 PER을 순이익 성장률로 나눈 지표입니다. 성장성을 고려한 PER을 측정할 수 있어서 성장주 분석할 때 특히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두 회사의 PER이 모두 20이라고 해도, A사의 이익 성장률이 10%이고 B사가 50%라면 PEG 비율은 각각 2와 0.4가 됩니다. B사가 성장성을 고려하면 훨씬 저평가되어 있는 거죠.
5. 자주 묻는 질문 (FAQ)
Q1. PBR이 마이너스인 경우 투자해도 될까요?
PBR이 마이너스라는 건 심각한 신호입니다. 분모인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라는 뜻이고, 이는 자본 잠식 상태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회사의 총 부채가 총자산을 초과해서 주주가 가진 몫이 없는 상태입니다.
만약 이 회사가 청산되면 주주들은 한 푼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투자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극도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특별한 턴어라운드 시나리오가 없다면 피하는 게 좋습니다.
Q2. PBR 1배가 깨지면 무조건 매수 기회인가요?
아닙니다. PBR 1배 미만은 저평가의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무조건적인 매수 기회는 절대 아닙니다.
주가가 PBR 1배를 하회하는 건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ROE가 낮거나, 구조적인 성장 동력이 없어서 시장이 자산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꼭 ROE 개선 가능성과 산업 전망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싸다”와 “가치 있다”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Q3. PBR이 낮은 기업이 배당을 많이 주는 것은 투자자에게 유리한가요?
단기적으로는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특히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조금 복잡합니다. 기업이 이익을 재투자하지 않고 배당만 늘리는 건 미래 성장 동력이 없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배당과 함께 ROE가 유지되거나 개선될 여지가 있는 기업을 선택하는 게 중요합니다. 배당도 받으면서 주가도 오르는 게 최고겠죠?
참고 영상: PBR과 좋은 주식이란? ㅣ주식투자 상식
글 작성에 참고한 자료:
- Morningstar 주식 스크리너 관련 자료 (morningstar.com)
- 주식 분석시 필요한 ‘PBR’ 알아보고, 계산방법 알아보기 – KB캐피탈 (kbcapital.co.kr)
- Investopedia PBR/ROE 관련 자료 (investopedia.com)
- Bloomberg 업종별 PBR/ROE 분석 자료 (bloomberg.com)